얼마 전 TV에서 백종원이 나오는 맛남의 광장을 재미있게 보는데 이번에 방문한 지역은 완도 지역이었습니다. 완도 지역은 전복이 유명한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완도 지역에서 나오는 다시마에 관한 얘기였습니다. 완도에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다시마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는데 몇 년 전부터 소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완도에서 다시마를 생산하는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백종원이 그 얘기를 듣고 다시마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와 함께 다시마 이용방법 그리고 다시마 판로를 열어주기 위한 일 까지 펼쳤는데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일본의 어느 식품 학자가 발견한 흔히 우리가 얘기하는 MSG 성분이 다시마에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고, 다시마는 오래 끓이지 않고 찬물에만 잠시 두어도 감칠맛이 나오는 천연 조미료라고 소개를 해 주었습니다.
평소에 농심에서 나오는 너구리 라면을 즐겨 먹는데, 너구리 라면에는 조그만 다시마가 한 조각 들어있고, 이것이 라면의 맛을 내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대충 알고 있어서, 저 많은 다시마들을 라면에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백종원이 오뚜기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완도 현지 다시마 생산 농가의 어려움을 얘기하자, 오뚜기 회장은 흔쾌히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한 것까지가 제가 본 프로그램 내용이었습니다.
오뚜기 오동통면 내돈내산 후기
TV에서 백종원이 오뚜기 회장으로부터 긍정적인 얘기를 들은 후에 머지않아 다시마가 많이 포함된 라면이 나오겠구나 하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마트에 갔다가 라면 행사하는 것을 보니 바로 그 라면이었습니다.
오뚜기에서 발매한 오동통면 제품이고, 왼쪽에는 한정판 제품으로 맛남의 광장에서 언급된 내용이라는 표시와 함께 완도산 청정 다시마가 2개 들어있다고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알아보니, 이전에도 다시마가 1개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어릴 때부터 라면을 먹어 오다 보니 옛날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먹어오던 신라면 그리고 농심에서 나오는 라면들이 입맛에 맞아 더 많이 먹는 경향이 있었는데, 완도 다시마 농가를 간접적으로 나마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으로 오동통면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4개가 들어 있는 한팩 제품이었는데 가격은 2,000원이 조금 넘어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나이가 드니 라면이 점점 입맛에 맞지 않게 느껴져 자주 먹지 않는 편인데, 오늘 오랜만에 라면을 먹어야겠구나 생각을 하고 지난번에 구매한 오동통면을 하나 끓여서 먹어 보기로 합니다.
라면은 물의 양과 조리 시간만 맞추어 주면 어느 정도는 맛있게 끓일 수 있기에 우선 조리 방법을 확인했습니다.
1) 물 550ml에 다시마와 건더기 수프를 넣고 물을 끓입니다. 보통 라면보다는 물의 양이 조금 더 많고 다시마와 수프를 미리 넣어서 같이 끓인 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2) 물이 끓으면 분말 수프와 면을 넣고 5분간 더 끓입니다. 아무래도 면발이 굵다 보니 끓이는 시간이 보통 라면보다는 조금 더 깁니다.
3) 분말 수프는 식성에 따라 넣고, 파 어묵 계란 등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급하게 먹느라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만, 오동통면 내용물로는 다시마 2개, 건더기 수프, 분말 수프 그리고 면이 들어 있습니다. 조리 방법에 나와 있는 대로 다시마를 2개 넣고 건더기 수프를 넣어서 물을 끓인 후 분말 수프와 면을 넣고 5분을 끓이니 그럴싸한 라면이 완성되었습니다.
라면을 먹어보니, 왠지 농심 너구리 라면과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마가 제공되는 점, 면발이 통통한 점, 국물 맛이 유사한 점들이 그 이유인데, 제 입맛에는 오동통면 맛이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았습니다.
나이도 들고 농심라면을 오래 먹은 탓인지 오동통면을 먹으니 오히려 너구리 라면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동통면이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고 맛이 다르지만 개인의 취향이 그랬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고, 라면의 가격이나 다시마 농민들을 생각하는 면에서는 오뚜기 오동통면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